[영화리뷰]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 : 방황하는 칼날(2013)

영화 <방황하는 칼날>은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딸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극입니다. 일본의 유명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아내를 병으로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중학생 딸을 키우는 아버지 '상현'은 공장에서 일하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보통의 가장입니다. 상현의 딸 '수진'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주는 속 깊은 딸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어느 날, '수진'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됩니다.
딸이 버려진 목욕탕에서 마약에 취해 강간당하다가 버려져 사망했다는 사실에 '상현'은 피가 끓어오르지만, 담당형사 '억관'은 집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며 돌아섭니다.
그런 '상현'에게 의문의 문자메세지가 오면서 '상현'의 복수극이 시작됩니다.
딸을 죽인 범인들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메세지...그리고 동영상도 있다는 내용에 사실을 확인하러 간 '상현'은 그곳에서 딸이 강간당하는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일진고등학생 '철용'을 보고 이성을 잃고 덤벼듭니다.
'상현'은 '철용'이 죽어가며 "자기가 훔친 물건 아니다"라고 용서를 비는 모습에 그들에게 '수진'의 일은 잘못을 빌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상현'은 자신의 손으로 끝을 내기로 결심하고 또 다른 가해자 '두식'을 추적합니다.
그리고 CCTV를 분석해 '철용'의 존재를 알아낸 '억관'은 한발 늦게 현장에 도착하고 '상현'이 복수를 하려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상현'을 추적합니다.
'두식'을 죽이기 위해 쫓는 '상현', 그런 '상현'을 막기 위해 쫓는 '억관'
이미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없는 영화의 결말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영화는 전국 98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성공하였습니다. 100만명을 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주제가 무겁고 티켓파워가 강한 주연배우를 섭외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꽤 선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켓파워에 대한 얘길했지만 주연을 맡은 정재영과 이성민은 많은 작품에서 활동한 만큼 연기력은 나무랄 곳이 없는 배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정재영은 분노를 참아내면서 폭발시키는 감정연기는 영화<실미도>, <내가 살인범이다>, <강철중-공공의적>등에서 확인할 수 있 듯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조연배우에서는 단연 눈에 띄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슬의생'에서 산부인과 교수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대명인데요.
영화에서는 폭력전과가 있는 청소년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역할로 나와 특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알아채지 못할 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년법의 폐지를 찬성하는 입장은 아닙니다만, 현행 소년법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2013년...아니 그 훨씬 전부터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한 수 많은 이슈들이 있었고, 소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 지난 현재까지 무엇하나 바뀐 것 없이, 오히려 촉법소년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면서 자신들의 권리인양 이용하는 형태를 보면 그들에게 인권이란 것이 존재해야 하는가 자문하게 됩니다.
'억관'이 '상현'을 말리면서 '두식'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하는데,,,그게 '상현'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다고 딸이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니고,,,(물론 복수를 한다고해도 살아돌아오는 건 아니겠지만)
사적복수를 생각하게 만드는 법의 한계에 피해자들만 두번, 세번 죽어가는 슬픈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이런 이슈들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하여 방영된 듯한대 주연이 영화<냉정과 열정사이>의 남주인공이었던 '다케노우치 유타카'라고 하니 이것도 기회가 되면 보고싶네요:)
추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