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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 미나리(minari) : 왜 아카데미는 그녀를 선택했을까

그레이트경태 2021. 4. 14. 01:18

지난 3월 3일에 개봉한 영화 미나리는 개봉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고 배우 윤여정씨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 누적 관객수는 아직까지 100만을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박스오피스에서도 이미 상위권에서 멀어졌죠...)

저도 늦게나마 영화를 보았는데 국내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를 나름대로 적어봅니다.

■ 감독 및 출연배우

영화 미나리 감독 및 출연배우

미나리의 감독을 맡은 정이삭 감독님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영화 미나리가 감독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네요~2007년 "문유랑가보"라는 저예산영화로 데뷔하여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정되는 등 능력자 감독님입니다.

출연배우들도 윤여정씨뿐만 아니라 영화 '버닝'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스티븐 연과 드라마 '청춘시대'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예리씨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앨런 김, 노엘 조, 윌 패튼이라는 국내에선 생소한 배우분들이 함께 했는데 영화 속에서 각자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 스토리

바퀴달린 집

미국 아칸소라는 시골로 떠나온 한국 이민자 가족 제이콥, 모니카, 데이빗, 앤은 바퀴달린 집에서 살게 됩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병아리 감별사로 일했지만, 큰 농장을 운영하고 싶은 꿈을 가진 제이콥이 가족들을 데리고 농장을 할 수 있을만한 시골로 가족을 데리고 온 것입니다.

꿈을 가진 제이콥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걱정하는 모니카는 심장병이 있는 아들 데이빗이 잘못될까봐 노심초사하며 병원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의 생활을 반대합니다.

폭풍우가 부는 날 결국 큰 부부싸움을 하게 된 두 사람은 모니카의 엄마 '순자'를 미국으로 불러 함께 살기로 결정합니다.

농장을 가꾸는 제이콥과 폴

순자가 오고나서 제이콥은 폴과 함께 농장을 가꾸는 일에 몰두하고 모니카는 병아리 감별사로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밤낮으로 연습을 하며 평화로운 시기가 찾아올 듯 했지만,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데이빗과 앤은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가 영 맘에 들지 않습니다.

미나리를 키우는 순자

순자는 이런 데이빗과 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는데, 그렇게 산책을 하다가 냇가 근처에 미나리 씨앗을 뿌리고 키우기 시작합니다.

한편, 농장을 열심히 가꾼 제이콥은 원래 채소를 공급하기로 한 식당주인의 변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모니카 역시 점점 남편의 꿈으로 인해 힘들어질 가족들 생각에 지쳐 이혼을 요구합니다.

과연 제이콥과 모니카, 순자는 먼 이국 땅인 미국에서 원하는 삶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 후기 ★★★☆☆

영화 미나리는 한국영화가 아닌 미국영화라고 생각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제작도 브래드피트가 설립한 plan b 엔터테이먼트이고 감독을 포함해 배우들도 몇몇을 제외하면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한국영화가 아닌 미국영화라는 점을 얘기하는 이유는 미나리를 보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표음식은 '불고기', '김치', '삼겹살'이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불고기'. '김치', '삼겹살'이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만 먹지 않는데, 마치 '한국인들은 저 음식들만 먹지'라고 말하는 짧은 식견이 느껴졌달까...

다시 말하자면 "한국적인 정서"라는 주제를 한국인의 관점이 아닌 미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이게 한국적인 정서야!!"라고 감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정작 진짜 한국인인 국내 관객들은 그들이 말하는 한국적인 정서에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특히 마지막 화재 장면은 한국 할머니를 이렇게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 놓고, 한국적이라고 칭찬하는건가 싶었습니다.

다만, 윤여정씨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극 중 데이빗과 순자의 케미는 미나리를 본 관객들은 모두 인정할 거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븐 연의 눈빛이 맘에 들었습니다. 진짜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보이는 눈빛이랄까...(이번에 국내 개봉하는 "메이헴"도 보고싶어지네요)

순자가 미나리를 키우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미나리는 원더풀~!!"이라고 노래하는 부분은 미나리를 한국인에 비유하여 이민자로 살아남기 위해 끈질긴 생존력을 몸으로 익혀야했을 감독의 자전적인 읍소처럼 느껴졌습니다.

미국이 만든 한국영화 미나리, 저의 공감을 얻기엔 좀 부족했습니다.